헌터X헌터 28권 만화


각설하고, 이제 정말로 끝낼 때가 되었단 느낌입니다...

 키메라 앤트 편(이하 개미 편)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에는 여태까지 절묘하게 유지되어 오던 파워밸런스 붕괴, 연재 기간보다 휴재기간이 훨씬 긴 불안정한 연재간격, 그나마도 불성실한 연재로 인한 전체적인 퀄리티 저하 (콘티 연재분은 이후에 단행본 낼 때 수정작업을 거친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콘티연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자체가 만화가가 자신 작품에 100%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징표라고 생각합니다.)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편에 들어서 등장인물의 행동에 공감하기가 너무 힘들어진 점이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

 
사실 주인공인 곤을 포함하여 평범한 사고방식의 인물은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어브노말한 캐릭터들로 가득차 있는 헌터X헌터지만, 적어도 개미 편 전까지는 적어도 그들의 행동에는 - 심지어는 그 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인 히소카의 행동조차도 - 독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동기가 있었는데... 이번 편에 들어서는 개미들의 행동이나 그에 대한 인간측의 대응이 제 사고관 하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드네요그나마 납득할 수 있는 건 곤의 행동 정도고,  참상을 계속해서 경험하면서도 이상할 정도의 냉정함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키르아나, 개미에게 지나치게 무른 태도를 취하는 낙클, 사모하는 사람을 위해서라곤 하나 여자로서의 자신을 너무나 쉽게 버리는 팜 ... 본능이라고 설명은 되나 왕에 대한 친위대의 무조건적인 충성심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긴 마찬가지입니다
.

 
결국 독자가 캐릭터에 납득하기 힘들게 된다는 것은, 이야기를 따라가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이는 덜 난해함을 하나의 덕목으로 삼는 소년지 연재작으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점프의 모 만화가 데뷔 전에 인터넷상에 남긴 글이 밝혀져서 요즘 화제인 것 같은데, 사실 그 글 중 많은 부분에 개인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특히 요즈음의 헌터X헌터가 지나치게 난해해져 가고 있다는 지적에는 이러한 문맥에서 적극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네요. 사실 이 만화가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건역시 부정기적인 연재가 이유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사실 이 정도 텀의 휴재는 마이너 잡지쪽 작품들중에선 자주 볼 수 있는 일이고 그렇게 왕창 쉬고도 제대로 스토리 이어가는 작품들도 적진 않은지라... 저는 그냥 아이디어 고갈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끝날 때가 되었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고요.

 

 대충 여기까지는 개미편의 전체적인 감상이었고, 28권의 내용으로 돌아가 이야기하자면왕과 네테로 회장의 대결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그려진 전투들 중에서도 전투능력으로는 최강자간의 대결이라 할 수 있음에도 실제로 그려진 대결의 내용 및 그 결과는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극도의 수련을 거듭하며 살아온 한 인간이 단지 특별하게 태어났을 뿐인, 세상에 등장하지도 얼마 되지 않은 존재를 상대로 핵지뢰 자폭이라는 처절한수단을 사용하지 않고는 타격을 입힐 수 없었단 사실은, 지금까지의 곤 일행이 겪어왔던 수행의 과정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나 하는 회의감마저 느끼게 할 정도로 충격적인 부분입니다. 팜이 네페르피트의 세뇌에서 풀리는 장면도 키로써 작용하는 곤과 팜 사이의 연애감정이라는 것이 이전에 그렇게 강력한 것으로 묘사되진 않았었다는 점에서 어색한 느낌이고, 프후의 행동은 계속해서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치명상을 입은 왕이 친위대 둘을 빨아들이는 마지막 장면은 비장하다기 보단 실소가 나오는 지경이고요...후반으로 갈 수록 내용에 공감하기 힘든 건 저만이 받는 느낌일까요?

 

 다음 권에서는 곤과 네페르피트의 대결, 즉 곤육맨 등장(…) 이 주 내용이 될 것 같고, 이후의 내용은 앞으로 재개되는 연재분에서 그려지게 될 것 같은데아마도 부활한 왕과 살아남은 나머지 헌터들 간의 대결이 되겠죠. 정말로 좋아했던 작품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되어버린 것은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중간에 울트라 점프 정도로 연재지를 옮겼더라도 지금과 같은 정도로 욕도 안 먹고 좀 더 괜찮은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는데... 아마 어른들의 사정상 일어나긴 힘든 일이었겠죠. 만약에 개미편을 끝으로 이 작품이 완결이 된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만화 3신기 유리가면, 헌터X헌터, FSS – 중 둘은 거의 끝자락에 닿아 있는 샘인데, 과연 개미편을 끝으로 이 작품이 끝을 맺을 수 있을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P.S. 2004년에 연재되기 시작한 하야테처럼! 이 지금 헌터X헌터와 단행본 권수가 동일하고, 하야테처럼! 과 유사한 시기에 점프에서 연재되기 시작한 가정교사 히트맨 REBORN! 30권을 넘어섰네요ㅡㅡ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legally.egloos.com/tb/3709566 [도움말]

덧글

  • 광대 2011/08/07 14:16 # 답글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엔트편들어가면서 계속된휴재로 독자들은 지쳐가고 스토리는 좀씩 진행되면서 18권이전의 헌터랑 좀 멀저진듯한 느낌입니다. ㅇㅅㅇ... 최신화보니 왕이 어떻게 죽을지도 나왔고 문제는 곤이 어떻게 등장할지가 가장 궁금하군요.
  • De_ 2011/08/08 01:08 #

    연재가 자주 끊어졌던 탓이 크겠지만, 스토리가 이전에 비해 너무 산만해졌습니다. 아마도 구체적인 구상 없이 개미편에 돌입했고, 연재가 재개될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스토리를 짜낸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 적현 2011/08/07 15:26 # 답글

    이번 편으로 완결 안내는게 이상해보여요. 수습이 될려나..
  • De_ 2011/08/08 01:09 #

    끝나야 정상인데 점프라서...
  • 싱클레어 2011/08/07 21:59 # 답글

    솔직히
    앞부분 기억도 안남. 복습할것도 아니고
  • De_ 2011/08/08 01:12 #

    1년에 1권도 안 나오는 속도에 그나마도 불규칙하니 앞의 내용 기억하기가 힘들죠. 아마 토가시도 앞에서 자신이 뭘 그렸었는지 제대로 기억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 2011/08/13 01:46 # 삭제 답글

    개인적인 취향으로, 키메라 엔트편이 꼬박꼬박 연재가 됐더라면 저는 꽤 재밌게 봤을 것 같아요. 소년 주간지에 실리기엔 상당히 마이너틱한 설정들이 오히려 매리트가 됐을수도 있다고 보는데, 이게 너무 심하게 띄엄띄엄 연재라서 도무지 집중이 잘 안되기 때문에, 내용을 받아들이기가 더 힘든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만약 키메라엔트편으로 헌터가 완결이 난다면, 그건 토가시 요시히로라는 작가는 정말 대책없는 직업정신을 가졌다고밖엔 달리 생각할수가 없겠네요. 자신이 벌여둔 이야기들 만큼은 수습을 꼭 해놓고 끝내면 좋겠습니다~ 특히 곤이 애초에 상대해야 할 존재였던 히소카라는 캐릭터와, 환영여단과 크라피카는...그냥 덮어두고 끝내기엔, 너무 남겨둔 여지가 심하게 크죠.ㅡ.ㅡ;;; 그럴거면 요크신편에서 크라피카와 여단을 확실하게 결단내렸어야 했건만;; 헌터를 생각하면 토가시가 가진 재능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만 집중하면 참 좋을텐데..ㅡ.ㅡ;
  • De_ 2011/08/15 04:25 #

    개미편 초반 설정은 사실 데빌맨과 바이올런스 잭의 짬뽕이란 느낌이었는데...점프에 어울리는 설정은 아니죠.
    저는 꼬박꼬박 연재라는 가정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사실 개미편 들어가기 전에 이미 작가가 지쳤었단 생각이 드는지라...콘티연재 시작한 것도 GI 후반부부터 아니였나;;
    뭐 사실 연재 도중에 뭐하는지도 모르게 실종됬다가 재연재를 반복한 만화가는 사실 이 바닥에서 그렇게 드문 경우는 아닌 것 같지만...지금 이 상태로는 예정된 부분 다 그린다면 아마 앞으로도 10년동안은 결말을 보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ㅡ.ㅡ
  • asdf 2012/01/22 16:51 # 삭제 답글

    글쎄요 ㅋㅋ 지금연재되고있는거보면 토가시는 절대로 스토리를 대충대충 짜맞춰가진 않은걸로 보이는데요. 헌터의 휴재 덕분에 원나블이 3대 소년만화 자리를 꿰차고 있는데... 휴재 마치고 22주정도 연재한 요즘의 기세는 헌터가 압도하고있죠. 캐릭터들의 행동이 이해가 안간다고 하셨는데, 자세히 보시면 대부분 납득가실듯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