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설하고, 이제 정말로 끝낼 때가 되었단 느낌입니다...
키메라 앤트 편(이하 개미 편)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에는 여태까지 절묘하게 유지되어 오던 파워밸런스 붕괴, 연재 기간보다 휴재기간이 훨씬 긴 불안정한 연재간격, 그나마도 불성실한 연재로 인한 전체적인 퀄리티 저하 (콘티 연재분은 이후에 단행본 낼 때 수정작업을 거친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콘티연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자체가 만화가가 자신 작품에 100%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징표라고 생각합니다.)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편에 들어서 등장인물의 행동에 공감하기가 너무 힘들어진 점이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주인공인 곤을 포함하여 평범한 사고방식의 인물은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어브노말한 캐릭터들로 가득차 있는 헌터X헌터지만, 적어도 개미 편 전까지는 적어도 그들의 행동에는 - 심지어는 그 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인 히소카의 행동조차도 - 독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동기가 있었는데... 이번 편에 들어서는 개미들의 행동이나 그에 대한 인간측의 대응이 제 사고관 하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드네요. 그나마 납득할 수 있는 건 곤의 행동 정도고, 참상을 계속해서 경험하면서도 이상할 정도의 냉정함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키르아나, 개미에게 지나치게 무른 태도를 취하는 낙클, 사모하는 사람을 위해서라곤 하나 여자로서의 자신을 너무나 쉽게 버리는 팜 등... 본능이라고 설명은 되나 왕에 대한 친위대의 무조건적인 충성심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긴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독자가 캐릭터에 납득하기 힘들게 된다는 것은, 이야기를 따라가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이는 ‘덜 난해함’을 하나의 덕목으로 삼는 소년지 연재작으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점프의 모 만화가 데뷔 전에 인터넷상에 남긴 글이 밝혀져서 요즘 화제인 것 같은데, 사실 그 글 중 많은 부분에 개인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특히 요즈음의 ‘헌터X헌터’가 지나치게 난해해져 가고 있다는 지적에는 이러한 문맥에서 적극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네요. 사실 이 만화가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건… 역시 부정기적인 연재가 이유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사실 이 정도 텀의 휴재는 마이너 잡지쪽 작품들중에선 자주 볼 수 있는 일이고 그렇게 왕창 쉬고도 제대로 스토리 이어가는 작품들도 적진 않은지라... 저는 그냥 아이디어 고갈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끝날 때가 되었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고요.-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ml:namespace prefix = o />-ml:namespace prefix = o />-ml:namespace prefix = o />
대충 여기까지는 개미편의 전체적인 감상이었고, 28권의 내용으로 돌아가 이야기하자면… 왕과 네테로 회장의 대결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그려진 전투들 중에서도 전투능력으로는 최강자간의 대결이라 할 수 있음에도 실제로 그려진 대결의 내용 및 그 결과는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극도의 수련을 거듭하며 살아온 한 인간이 단지 특별하게 태어났을 뿐인, 세상에 등장하지도 얼마 되지 않은 존재를 상대로 핵지뢰 자폭이라는 ‘처절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는 타격을 입힐 수 없었단 사실은, 지금까지의 곤 일행이 겪어왔던 수행의 과정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나 하는 회의감마저 느끼게 할 정도로 충격적인 부분입니다. 팜이 네페르피트의 세뇌에서 풀리는 장면도 키로써 작용하는 곤과 팜 사이의 연애감정이라는 것이 이전에 그렇게 강력한 것으로 묘사되진 않았었다는 점에서 어색한 느낌이고, 프후의 행동은 계속해서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치명상을 입은 왕이 친위대 둘을 빨아들이는 마지막 장면은 비장하다기 보단 실소가 나오는 지경이고요...후반으로 갈 수록 내용에 공감하기 힘든 건 저만이 받는 느낌일까요?
다음 권에서는 곤과 네페르피트의 대결, 즉 곤육맨 등장(…) 이 주 내용이 될 것 같고, 이후의 내용은 앞으로 재개되는 연재분에서 그려지게 될 것 같은데… 아마도 부활한 왕과 살아남은 나머지 헌터들 간의 대결이 되겠죠. 정말로 좋아했던 작품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되어버린 것은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중간에 울트라 점프 정도로 연재지를 옮겼더라도 지금과 같은 정도로 욕도 안 먹고 좀 더 괜찮은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는데... 아마 어른들의 사정상 일어나긴 힘든 일이었겠죠. 만약에 개미편을 끝으로 이 작품이 완결이 된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만화 3신기 – 유리가면, 헌터X헌터, FSS – 중 둘은 거의 끝자락에 닿아 있는 샘인데, 과연 개미편을 끝으로 이 작품이 끝을 맺을 수 있을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P.S. 2004년에 연재되기 시작한 하야테처럼! 이 지금 헌터X헌터와 단행본 권수가 동일하고, 하야테처럼! 과 유사한 시기에 점프에서 연재되기 시작한 가정교사 히트맨 REBORN! 은 30권을 넘어섰네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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